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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진짜' 외국어 수준 평가하는 법 (ft. DALF C1, TOEFL 100점)

뿌부부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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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학에 입학할 때 요구되는 불어의 수준은 DALF B2로, A1(초급)~C2(초고급) 수준을 기준으로 할때, 초고급에서 2단계 아래에 있다. 프랑스 대학원을 입학할 때 요구되는 불어수준은 DALF C1으로 초고급 바로 아래 단계다.

 

영어권 대학도 TOEFL ibt가 각각 Listening 30 / Reading 30 / Speaking 30 / Writing 30점 으로 구성되어 총점 120점을 기준으로 보통 100점 이상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위의 점수들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나라 대학원 수준의 수업을 듣는 데 문제가 없을까?

 

답은 NO.

 

불어 성적이 초고급인 C2인들, 영어 TOEFL이 120점 만점인들 현지에서 그 나라 언어로 대학원 수업을 듣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최소 언어성적 기준을 맞춰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있어서 겪는 언어장벽은 거대하다.

 

일반적으로 대학 및 대학원 입학에 요구되는 언어성적은 정량적 기준에 맞춘 기계적인 평가일 뿐, 실제 현장에서 그 사람이 얼마나 무리 없이 고급언어를 알아듣고+습득하는지 하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

 

특히, 한국은 토플이나 토익 등 외국어자격증 학원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실력과 무관하게 더 좋은 성적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토익이나 토플 학원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성적을 잘 받기 위한 '스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거다. 거기에 더해, 이 '스킬'이라는 게 '외국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받기 힘든' 고득점을 노린다면 필수적으로 익혀야 된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있을거다. 

 

그 말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토익이나 토플같은 정량화된 시험이 그 사람의 '뛰어난 외국어 실력'과 일정 수준 무관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자기의 진짜 언어 실력, 즉 외국에 가서도 고급 수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무리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인지를 가늠하려면 시험 성적이 아니라 현장에서 듣고 익히는, 그야 말로 살아있는 언어를 기준으로 테스트해야한다.

 

실제로 뿌부부가 중국에서 유학하던 당시, 뿌부부는 중국어를 한마디로 할 줄 모르는 상태였다. 그에 반해, 그 때 북경대학교 입학을 준비하던 한국인 학생들은 중국어로 예비수업을 들을 뿐만 아니라 컨퍼런스 통역 등을 담당할 정도로 유창하게 중국어를 구사했다. 그런 예비반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1년 가까이 입학 준비를 하는데, 입학에 필요한 중국어 최저등급인 HSK 5급 (지금은 급수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을 취득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한다고 했다. 북경대 예비반 학생들은 HSK 5급을 취득하는데 일반적으로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고 했다.

 

근데 뿌부부가 한국에 돌아와서 학원을 다니며 HSK 5급을 따는데 걸리는 기간은 단 1개월이었다. 뿌부부가 언어천재라서 그러냐고? HSK 5급이 없어도 예비수업을 듣고 통역을 담당하던 예비반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뿌부부는 HSK 5급을 딴 후에도 중국인들 앞에서 단 한마디도 못했다. 뿌부부가 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건 죽은 언어였다.

 

뿌부부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토익을 만점을 받아도, 외국인 앞에서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걸 보면 언어시험성적과 실제언어실력 간의 괴리가 있음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본인의 실제 실력을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을까?

 

뿌부부가 외국에 살면서 느낀 언어의 단계가 있다. 유튜브로도 금방 테스트할 수 있다.

 

1. 기초 - 아주 기초적인 짧은 문장을 이야기하거나 필요한 단어를 나열하는 수준.

https://www.youtube.com/watch?v=8irSFvoyLHQ 

 

 

2. 초급 - 일상에서 기초가 되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

https://www.youtube.com/watch?v=WfOS2tbkbbw 

 

 

3. 중급 - 초급수준에 비해 보다 일반적인 속도의 언어를 알아듣고 대화할 수 있는 수준

https://www.youtube.com/watch?v=qiTBaXVOHew 

 

 

4. 중고급 - 말하기 속도가 빠른 대화 및 복잡한 문장구조를 이해하고, 기초적인 수준이라 할지라도 대화에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구 및 단어가 부족하지 않은 수준. 

https://www.youtube.com/watch?v=m6-h7m8A1HQ 

 

 

5. 고급 - 원어민들의 빠른 말하기 속도와 상관없이 대화의 맥락을 50% 이상 이해하며, 대화 시 필요한 단어나 표현을 떠올리는 데 막힘이 없고 장문의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수준

https://www.youtube.com/watch?v=IB8JiCnk09s 

 

6. 초고급 - 원어 뉴스 및 영화 대사를 이해하고, 대학교 및 대학원 강의를 이해하며 그에 부합하는 질문 및 토론을 할 수 있는 수준

https://www.youtube.com/watch?v=MSqCPm8Mdag 

 

 

7. (히든 레벨) - 화면이 보이지 않는 라디오쇼, 코미디 라디오쇼(ex. 컬투쇼 등)를 이해하는 수준. 

https://www.youtube.com/watch?v=xYBxQ9YhAxc 

 

 

개인적으로, 초고급과 히든레벨의 차이가 바로 외국어를 마스터수준으로 공부한 외국인과 원어민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히든레벨을 달성해야 비로소 원어민에 비등하는 언어실력을 갖췄다고 본다. 뉴스나 영화대본, 대학원 수준의 수업은 어느 정도 정제된 언어인데 반해, 라디오에서 핑퐁하듯 주고받는 대화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언어다. 심지어 영화처럼 맥락이나 눈으로 보이는 이미지도 없어서 예측하기도 힘들다. 그런 '살아있는 언어'를 이해하고, 그 안에 든 개그코드를 이해하는 수준이 바로 히든레벨이다.

 

뿌부부가 외국에서 지내면서 살펴 본 결과, 히든레벨을 달성하는 건 어쩌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드래곤 같은 일인 것 같다.

현지에서 20년 가까이 살아도, 현지인과 결혼을 해도 여전히 이 히든레벨을 달성하지 못해서 애먹는 사람들을 종종 봐왔다.

 

이는 언어가 가진 본질적인 특성에서 기인한다. 언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 그 이상의 것이다. 

히든레벨에 이르러야 비로소, 언어가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맥락을 전부 담고 있는 하나의 프레임이라는 설명이 유의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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