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화령 휴게소-수안보 온천 (약 18km, 이화령, 소조령)
전날 묵은 숙소가 이화령 휴게소 근처라서 꼭두새벽부터 이화령 휴게소에서 4일 차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의 배웅과 함께 힘차게 시작합니다~
백두대간이화령 문을 기준으로 충청도와 경상도가 구분되는데요.
드디어 경상도를 지나 충청도로 넘어가는 날이네요~
부울경을 지나, 경상도까지 섭렵했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랍니다.
가족들은 한 때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유명했던 수안보 온천에서 하루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페달질을 할 때, 차량을 타고 뒤에서 따라오면서 화이팅~ 외치면서 지나가버렸지요!
이화령을 지나면, 소조령이라는 업힐을 넘게 되는데요!
이화령만큼은 아닐지라도 소조령 역시 어마무시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4일 동안 단련된 제 허벅다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요~
물론 기어를 가장 가볍게 해서 뽈뽈뽈 올라가는데, 많은 라이더들이 지나갈게요~ 하면서 지나가더라고요 ㅎㅎ
분명히 아침도 먹고,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늦게 나왔는데도, 아침부터 업힐을 지나고 나니, 말 그래도 진이 빠져버리더라고요.
피곤한 건 참겠는데, 진이 빠지는 거는 얼음이 물이 되는 과정 같은 거 같더라고요.
흘려버린 물을 다시 잡으려고 해도 이미 녹아버려서 어쩔 수 없는... 그런 것?
이게 말로만 듣던 봉크?
그래서 소조령을 넘자마자 보이는 '벚꽃에 눈이 내리면'이라는 곳에서 와플에 커피를 먹고 지나가기로 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니 갑자기 오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추석 잘 보냈어? 라며 안부를 물어보며 오랜 통화를 시작합니다~
한참 통화하고 나니, 내가 힘들었었나? 라며 까먹더라고요. 확실히 스트레스 해소는 필수인가 봅니다.
카페 앞 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가 많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미 믿고 갈 만한 카페라는 점!!
저같이 업힐 전이나 후에 쉬고 가는 여행객들이 많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카페에서 나와 코너를 도니, 바로 수안보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대통령들이 자주 방문하며 유명세를 타던 수안보온천의 옛 위용은 어디로 갔는지, 추석 연휴인데도 꽤나 조용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는 것이 우리네 인생 같습니다.
학창 시절 이후 15년 동안 나는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얻었는지 상념을 하며 다음 인증센터로 출발했습니다.
2. 수안보 온천-충주 탄금대 (약 28km)
수안보온천을 나와서 충주 탄금대로 가는 길에는 아주 잠깐 공도를 이용해야 하는데요.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신호가 안 들어오는 것 있죠?
차도 너무 쌩쌩거리며 달리는 도로라서 후딱 건너버릴 수도 없고~
건너편에 있는 다른 라이더도 의아해하는 것 같더라고요 ㅎㅎ
그런데 알고 보니, 보행자 작동 신호기가 있었습니다! 누르니 바로 들어오는 파란불~ㅋㅋ
그렇게 길을 따라서 조금만 가다 보니 나오는 '충주'로 향하고 있다는 표지판~
충주 탄금대로 향하는 길에는 정말 멋진 충주호 출렁다리가 있었어요~!
바쁜 길이지만, 이곳만큼은 한참 구경하고 싶었더랬습니다! 아래 멋진 사진들 함께 구경하시죠!
그렇게 한참을 충주호 출렁다리에 정신이 팔려 한참을 앉아있다가, 다시 페달질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탄금체육공원, 그리고 근처에 있는 탄금대 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탄금대 인증센터에 앉아서 초코바를 먹고 있는데 어느 4인의 가족이 도착하더라고요.
사실 부산에서 출발할 때부터 엎치락뒤치락 보이던 가족들이었는데요, 처음으로 얼굴을 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딸 이렇게 3대가 같이 국종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정말 건강한 가족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이런 가정을 꾸려야겠다, 그리고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겠노라 다짐합니다.
3. 충주 탄금대-비내섬 (약 26km)
충주 탄금대를 나와서 비내섬으로 향하기 시작하니, '서울'이 고작 121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국종의 재미는 이런 데서 오는 것 같습니다.
매일 매 시간 같은 곳에서 헤매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에도, 천천히 조금씩 나아간다면 결국에는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는 것 말이죠.
오늘은 한참을 쉬어가다 보니, 얼마 지나지도 않았지만,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더라고요!
가는 길에 바른 국밥집이 나왔습니다. 국밥 곱빼기에, 편육에, 순대를 추가로 시켜서 거하게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시 한 절이 제 마음을 울립니다. 끝없는 강물이 제 마음에도 흐르고 있을까요?
그 옆에는 자전거길 표시인데요, 그동안 낙동강 자전거길, 새재 자전거길을 넘어서, 이제 드디어 '남한강' 자전거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저 파란 표지판은 국종 시작부터 끝까지 저와 함께 했는데요. 함께 하는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이 나뉘거나 조금이라도 헷갈릴 때에 표지판의 화살표가 저를 이끌어주는데요.
우리네 인생에도 이렇게 이정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내섬으로 향하는 길 역시 참 아름다웠습니다~! 화창한 하늘이 제 마음 같았네요.
파란 표지판도 이제 낙동강이 아니라 한강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렇게 곧 비내섬 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날씨가 좋으면 기분은 좋지만 역시 더운 것이 문제인데요, 비내섬 인증센터 바로 옆에 있는 비 내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4. 비내섬-강천보 (약 31km)
비내섬을 나와 강천보로 가는 길은 평지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어느덧, 저는 강원도 원주를 지나고 있었네요 :)
멋진 강과 산, 그리고 옆으로 깔끔하게 닦여진 아스팔트 길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노라면, 언제 내가 힘들었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곧 여주에 도착합니다.
서울에서 대학 다닐 때, 여주라는 곳을 아버지 차 타고 지나가고는 했던 것 같은데, 그곳을 부산에서부터 왔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라웠네요.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 제 다리를 보았는데, 커피스타킹을 신은 것 마냥 새까 많게 타버렸더군요 ㅎㅎ
여주에 들어서니 멋진 갈대밭이 저를 반겨줍니다. 여주강천섬 공원을 지났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같아 보였습니다.
교량을 넘기 전 만난 급경사입니다. 유튜브나 블로그에서 항상 보이던 이곳에 제가 드디어 도착합니다.
강천보 인증센터 도착!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입니다.
날씨도 좋고, 시기도 좋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캠핑+BBQ를 하면서 하루를 즐기고 있더군요.
좋은 곳을 볼 때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이 곳 역시 가족들과 꼭 함께 다시 와보겠노라 다짐합니다!
5. 강천보-고아웃게스트하우스 (약 4km)
오늘은 고아웃게스트하우스라는 곳에서 저녁을 보내기로 합니다. 강천보에서 강변을 따라 조금만 가다 보면 바로 도착하는 곳입니다.
강천보 근처에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조심조심 다녀야 했습니다만, 그래도 드디어 자연 그 자체였던 낙동강을 지나서 사회에 다시 들어온 것 같은 그런 오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6. 고아웃게스트하우스 후기 및 근처 음식점
고아웃게스트하우스는 자전거 여행객들에게 정말 유명한 곳이죠? 여주 썬밸리 호텔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도미토리 형태로 되어 있었지만, 추석 연휴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숙박객이 2명뿐이라, 한 명은 방, 한명은 거실을 이용했습니다.
외부에 사람들과 함께 치맥 할 만한 공간도 있고, 주방이나 화장실, 세탁실도 있어서 편하게 쉬고 왔습니다.
저녁으로는 근처에 유일하게 있던 청학골이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시는 것 같았는데, 항상 친절하시고, 음식 맛도 좋았습니다.
치킨에 맥주를 마시면서 아내와 영상 통화를 하고,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서 쉬었습니다.
그렇게 국토종주 4일 차, 4박 5일 중, 마지막 밤이 지나가네요~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4일 참 행복했습니다, 아주 많이요! 눈물 날 정도로 행복하기도 했네요!
그래도 마지막 날 역시 140km 라이딩 예정이기 때문에, 너무 긴장을 늦출 수는 없겠지요?
그럼 5일 차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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